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영화 속 필립이 겪는 대부분의 장면은 그와 유사한 장애를 가진 이들의 상황과 다름없다. 단추를 엉망으로 채운 셔츠를 입은 채 휠체어에 앉아 있는 필립의 모습에서 신체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이들이 반드시 누군가의 손길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음이 피부로 와닿는다. 비슷한 어려움을 가진 이들이 모두 필립처럼 간병인을 고용하거나 매번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들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은 시급하다. 양손 사용이 요구되는 단추와 지퍼를 가진 의류, 짧은 길이의 밑위나 좁은 허벅지 너비로 디자인된 바지 등 기성복 착용은 이들이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과업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체형에 맞지 않아 기성복을 입을 수 없는 장애인의 경우 착용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기 위해 취향에 따라 옷을 선택하는 기회를 잃는다. 현대 사회에서의 옷은 사회생활의 기본 요소이자 자신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수단이 되기에 장애인의 사회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다양하고 편리한 옷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장애인 패션 브랜드 ‘하티스트’는 ‘모든 가능성을 위한 패션’을 콘셉트로 장애인 전문 의류를 만든다. 잠그기 어려운 일반 단추 대신 마그네틱 단추를 사용하거나 지퍼 고리를 제공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의 활동 특성을 고려하는 등 디자인 개발에 매진한다. 탁월한 신축 소재, 바지 양옆 지퍼 등 입고 벗기가 편한 의류는 기능성 및 활동성 측면에서 탁월하기에 장애인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선호할 만한 특징을 갖는다. 나아가 하티스트는 모든 사람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패션 디자인을 목표로 한다. 착용의 편의성을 확보했다고 해서 투박하거나 천편일률적이라면 누구든 기꺼이 찾아 입을 수 있겠나. 하티스트의 제품은 DDP 디자인랩 3층 유니버설디자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UDP)에서 만나볼 수 있다.
유니버설디자인의 시선은 세상의 모든 다양성을 아우를 수 있는, 모두를 위한 보편적 디자인을 향한다. 2012년에 미국 버팔로 대학교의 에드워드 스타인펠드(Edward Steinfeld)와 조다나 메이젤(Jordana L. Maisel) 등은 유니버설디자인의 여덟 가지 중 하나로⑴ “유니버설디자인은 신체 크기와 능력 차이를 광범위하게 수용할 뿐만 아니라 개인적 선호를 표현하고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참여를 향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의 차이를 수용하고 나를 표현하고 서로를 더 다양한 경험으로 이끄는 것이 유니버설디자인의 목표이자 〈언터처블: 1%의 우정〉의 플립과 드리스가 보여준 우정이 아닐까.
⑴ 공저 《유니버설디자인: 포용적 환경 조성》에서 “다양한 능력과 필요에 맞추어 제품, 환경,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데 도움을 주는 원칙들을 제시한다”라고 밝힌다. 그가 제시한 여덟 가지 목표는 “동등한 사용성, 유연한 사용성, 간단한 및 직관적인 사용성, 정보 인식성, 오류 방지, 낮은 노력성, 큰 크기 및 공간 활용, 유지 및 보수 용이성”을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