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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환경에서의 유니버설디자인 - 휠체어 이용자와의 대화 -

서동익 현) 씨티이안 기업부설 연구소장 현) 협성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객원교수

서울시가 2025년까지 시내버스 저상버스 보급률을 100퍼센트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무척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개선된다고 해도 대중교통은 누구에게나 접근이 용이한 수단이 되기는 어렵다. 교통약자, 특히 시각장애인이나 휠체어 이용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동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되고 곤욕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버스는 정류장에 접근하는 것부터 여러 난관이 존재한다.
얼마 전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관련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과 서울시 버스 정류장을 주제로 인터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인터뷰이는 20대 젊은 대학생으로, 평소 버스를 이용하는 것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자신이 경험한 여러 가지 불편한 점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저상버스가 확실히 기존의 버스보다는 이용하기가 더 좋죠?”
“물론이죠, 기존 버스는 아예 탈 수가 없으니까요. 적어도 저상버스는 탑승은 할 수 있어서 좋죠.”
“그래도 탑승은 할 수 있다’라니…… 저상버스에도 불편한 점이 많다는 거네요?”
“네. 저희 같은 사람들은 버스 기사님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무래도 휠체어에 앉아 있으니 키가 작아선지 일반 사람들 사이에 껴 있으면 잘 안 보이나 봐요. 탑승을 위해서라면 버스 뒷문 쪽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대부분 기사님이 잘 보일 수 있는 버스 앞문 쪽에 가 있어야 해요. 그래야 기사님이 제가 버스에 탄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고 나면 저는 다시 버스 탑승을 위해 뒷문 쪽으로 이동하고…… 언젠가 한 번은 앞문 쪽으로 이동하는 중에 버스가 출발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매번 버스를 타기 위해 앞문으로 갔다가 뒷문으로 다시 가야 한다고요?”
“네, 맞아요.”
“몰랐던 이야기네요. 버스 정류장에 장애인 탑승 알림 신호가 있으면 좋을 텐데요.”
“그런 게 있으면 좋겠죠. 제가 예전에 유럽 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거기서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한 게, 런던의 버스 외부에 장애인 탑승 알림 버튼이었어요. 뒷문 옆에 손 닿는 곳에요.”
“오, 하차 벨을 누르듯 장애인 탑승 알림 버튼을 누르면 기사가 알 수 있다는 거죠?”
“네, 맞아요. 우리나라도 도입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진 1. 런던 버스 휠체어 램프 옆에 적용된 휠체어 탑승 알림 버튼.[1] [1] 출처: https://wheelchairtravel.org/london/public-transportation/

휠체어 이용자가 안전하게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버스 기사에게 요구되는 점은, 버스 기사의 정확한 정차, 전동 램프(경사로)의 원활한 조작이다. 이보다 앞서 더욱 선행되어야 하는 점은 승객들이 밀집되어 있는 정류장에서 교통약자를 위한 배려 장소의 명시성이다. 물론 우리나라 버스 정류장 일부에 휠체어 대기 장소가 표시된 경우도 더러 있지만, 그 위로 일반인들이 서 있게 되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무용지물이 된다.
보다 적극적으로 교통약자를 위한 배려 공간을 마련하면 어떨까. 지하철 내 교통약자 전용석 및 임산부 배려석을 설치한 결과, 자발적으로 자리를 비워두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따르지 않았는가. 버스 정류장에서도 교통약자를 위한 배려가 명시적으로 확충된다면, 지하철 사례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민의식이 발현될 수 있다. 현재의 조처는 모든 시민이 동참하기엔 그 의미가 불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진 2. 교통약자 대기 장소에 위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사진 3. 시인성과 영역성이 뚜렷한 버스 정류장 교통약자 대기 장소의 콘셉트 디자인.[1] (사진= 씨티이안) [1]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0HnSah2-FOo

많은 교통약자는 “교통약자를 배려하자는 내용의 문구만 있어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앞서 인터뷰한 대학생 역시 버스 정류장을 이용하는 승객 한 명, 한 명에게 양해의 말을 전할 수 없기 때문에, 공공장소에 교통 약자 배려를 요청하는 공익적 메시지가 명시되어 있다면 좋겠다고 말한다.
교통약자가 대중교통 수단 중 버스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물리적 불편보다 스스로 타인에게 폐를 끼친다는 심리적 불편에 비롯한다. 지하철의 경우, 휠체어가 승차한다고 해서 출발이 더 지체되지는 않는다.(지하철이 교통약자에게 불편하지 않은 교통수단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지하철 역시 휠체어가 차량에 탑승 시 별도의 발판을 이용해야 한다.) 반면 버스의 경우, 휠체어가 승차하기 위해서는 버스가 정확한 위치에 정차해야 하며, 느릿느릿한 전동 램프가 설치되는 것을 승객 모두가 기다려야 하고, 버스 탑승 시 휠체어가 고정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비장애인 승객들의 자리 양보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교통약자들은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마다 이런 과정들을 겪으며 타인의 시선, 혹은 짜증이나 불만을 감내하게 된다. 본인 때문에 버스 출발이 늦어지고 그로 인해 다른 승객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마음의 짐을 갖는다. 자연스레 버스 탑승을 꺼리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말할 것 없이 일반 시민의 배려가 사회적 기본 상식으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 교통약자, 특히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비장애인에 비해 몹시 힘든 일이고 시간이 지체되는 일임을 상식으로 받아들여 자연스럽게 사고하는 것이 공존의 시작이다. 이와 함께 교통약자의 심리적 불편을 최소화하는 디자인 설계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저상버스의 정차 시간이 지체되는 가장 큰 이유는 전동 램프의 잦은 고장이다. 앞서 언급한 대학생과의 인터뷰로 돌아가보자.

“저상버스 전동 램프가 쉽게 고장 나요. 특히 겨울에 빈번히. 램프가 고장 나면 기사님이 억지로 빼내며 고생하지만 해결이 잘 안 돼요. 그러면 어쩔 수 없이 그 버스는 떠나보내고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죠.”
“시간만 허비하고.”
“그게 가장 큰 어려움이에요. 저 때문에 다른 사람들까지 피해보는 것을 생각하며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죠.”
“가능한 한 신속하게 탑승하고 하차하는 게 중요하겠네요.”
“맞아요. 일본 버스는 전동식이 아니라 수동식(접이식) 경사로를 비치해서 다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경우에 따라 더 신속하게 승하차 할 수도 있겠네요.”
“네. 고장 염려도 적고요.”
“전동 램프가 불편한 점이 또 있는데, 기사님들의 조작 미숙이에요. 이 때문에 탑승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제법 있죠.”
“아, 저상버스 매뉴얼 교육이 확실히 안 되어 있나 보군요.”
“네.”

사진 4. 일본의 버스. 수동식 경사로를 버스에 비치하여 사용한다.[1] [1]출처: Travelling With a Physical Disability in Japan https://www.youtube.com/watch?v=xycecbwpIzE

교통약자가 적극적으로 버스를 이용하려면 버스 정류장 환경이 적절하게 조성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보도 위 가로수는 전동 램프를 내리는 데 방해됩니다. 이런 장애물은 생각보다 많아요.”
“정류장 주변 지면은 장애물 없이 깨끗하게 유지되어야 전동 램프를 내릴 수 있다는 말씀이죠?”
“맞아요. 겨우 램프를 내렸는데 정작 제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이 좁다든가…”
“사실 그런 부분들 모두 가이드라인이 있기는 한데 잘 안 지켜지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가 발생되는 것 같아요. 가로수 또는 공공 시설물 모두 관리 주체가 다르다 보니 종합적 관점에서 계획되지 않는 경우들이 더러 있죠.”

그렇다. 현재 우리의 버스 정류장은 이용자의 접근성 및 저상버스 대응에 대해 문제가 많다. 가로변에 설치되는 정류장 특성상 워낙 다양한 유형의 공간 형태에 맞추다 보니 문제점이 없을 수 없다. 이를 극복하고자 서울시에서는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지침(2022)’을 통해 버스 정류장의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 5. 정류장 설치 방법.[1] [1]「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지침」(2022), p.90

그러나 가이드라인이 무시된 장소들이 더 많은데, 이것은 획일적 버스 정류장 구조를 따른 경우다.

사진 6. 휠체어 이용자의 버스 정류장 접근.

위 사진은 휠체어가 버스 정류장에 접근하는 순간을 포착한 장면이다.
버스 승차대의 벽과 가로수 사이의 공간은 수동 휠체어 한 대가 겨우 통과하는 너비다. 또 휠체어가 진입하니 원래 의자에 앉아 있던 다른 대기 승객이 일어나서 휠체어가 통과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야만 한다. 즉, 휠체어 이용자와 비장애인 모두가 불편한 것이다. 사진 속 버스 승차대는 현재 서울시 표준 모델로 지정돼 사용되고 있다. 벽체가 있는 표준형의 모델을 가로수가 있는 위치에 별다른 조정 없이 설치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승차대의 벽체와 차도 사이의 간격이 좁다고 느껴져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런 문제점들을 보면, 버스 정류장이야말로 표준 모델을 고집하여 적용하는 것보다는 환경에 따라 적절한 수준에서 융통성 있게 수정 설치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된다. 물론 도시 미관에 대한 고려나 통일성을 가져야 할 사인 체계 등은 준수한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과거의 공공 디자인은 도시 미관을 우선으로 하여 일관성이 있는 형태를 유지하면서 드러나지 않고 도시의 배경으로서 작용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았다. 그러나 유니버설디자인이 강조되는 지금, 공공 디자인은 모든 이용자의 개별 특성을 고려해 충분한 크기가 필요한 장소는 크기를 크게 만들고, 눈에 확실히 띄어야 하는 것은 잘 드러나야 하도록 조정하는 것이 권장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재개장한 광화문 광장의 버스 정류장은 공공디자인의 미덕을 지키면서도 사소한 부분에서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간결한 디자인으로 주변 역사 유산을 방해하지 않고, 사선형으로 배치된 벽체는 넓은 개구부를 형성하여 누구나 왕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사진 7. 광화문 버스 정류장.[1] [1]출처: https://www.cityian.co.kr/194

버스 정류장과 유사 사례로 볼 수 있는 미국 포틀랜드의 경전철 정류장은 유니버설디자인 측면에서 모범 사례로 꼽을 만한 가로변 정류장이다. 지주를 최소화하여 넓은 개방 공간 확보와 함께 과하다 싶을 정도의 조명을 비춰 정류장 내의 승객들이 명확하게 인지된다.

사진 8. 포틀랜드 트랜짓 몰 버스 라이트레일 셸터(Portland Transit Mall Bus + Lightrail Shelters[1].) [1]출처: https://www.asla.org/universalneighborhood.aspx

다양한 자세로 기다릴 수 있도록 설계된 의자 및 부속 시설들은 사람들의 다양한 행동양식을 반영하고 불필요한 광고를 배제해 정보에 대한 혼란을 주지 않는다.
또한 정류장이 설치되는 구역의 연석 높이는 차량 바닥 높이와 일치시켜 바퀴가 달린 이동 수단이 무난하게 왕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사진 8. 포틀랜드 트랜짓 몰 버스 라이트레일 셸터[1]. [1]출처: https://www.asla.org/universalneighborhood.aspx

이 정류장은 포틀랜드 시내를 관통하는 경전철 노선을 따라 설치되었다. 당연히 각 정류장마다 지형 등 환경은 제각각일 것이다. 이는 모듈형 디자인을 통해 해결했다.

사진 9. 포틀랜드 트랜짓 몰 버스 라이트레일 셸터[1]. [1]출처: https://lifearchitecture.us/portland-transit-mall-bus-light-rail-shelters-portland-oregon

최근 우리나라 버스 승차대에서도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로 스마트 셸터다. 주로 밀폐된 부스 형태의 승차대인 스마트 셸터는 서울시 경우, 구청 단위 자치 단체에서 사업들을 하고 있으며, 냉난방기, 디스플레이가 있는 정보 시설, 공기 청정기, CCTV 등 편의시설 및 보안시설을 갖추고 있다.

사진 10. 성동구 스마트 셸터[1]. [1]출처 https://smartcity.go.kr/2020/08/11/
사진 11. 강남구 스마트 셸터[1]. [1]출처 https://www.sw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50413

다만 현재까지 설치된 스마트 셸터들은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다. 기능적 편의 요소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교통약자를 배려한 디자인인지는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한 휠체어 이용자의 이용 소감을 들어볼 수 있었다.

“요즘 가끔 이런 정류장들이 보이잖아요. 스마트 셸터라고 부르는…….”
“아, 네 저도 한 번 이용해 본 적이 있어요.”
“어땠나요?”
“다 그런지는 모르겠는데요. 제가 가본 곳은 출입이 불가능했어요. 자동문에 턱이 설치되어 있더라고요. 하하. 애초에 그 안에 들어가 볼 수가 없었죠. 거기가 어디였는지는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 충분히 없앨 수 있는 부분이었겠군요.”
“이걸 보면서 또 들었던 생각은 문 폭이 굉장히 좁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저상버스 같은 경우 기사님이 탑승 위치를 잘 맞춰서 정차해야 전동 램프도 내리고 저 같은 사람도 탈 수 있는데요. 제 위치(스마트 셸터의 문 위치)에 정차하지 않으면, 휠체어 이용자나 교통약자는 탈 수 없겠더라고요.”
“그렇겠네요.”
“저와 같은 사람들은 이렇게 좋은 시설이 설치돼 있음에도, 이 공간을 누리지 못하고 밖에 있을 수밖에 없죠. 스마트 셸터 안에 들어갈 수 있게 돼도, 버스 기사님 눈에 제가 잘 보일까 하는 걱정도 들고요.”



최신의 기술들은 유니버설디자인 해법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고령자의 키오스크 접근성 논란처럼, 다양한 이용자를 고려하지 않은 채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새로운 차별을 낳을 수 있다.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지침(2022)」에서도 기술을 이용한 버스 정류장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이를 적용한 실제 사례를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사진 12. 기술을 적용한 유니버설디자인 승차대 안내 시설.

그래도 다행인 점은 관련된 기술을 연구 개발을 하려는 단체나 기업들이 없지는 않다는 것이다.
비컨(beacon)은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하여 일정 구역 내에 있는 다수의 단말기에 데이터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장치인데, 이를 활용해 서울시 버스 정류장에 이미 구축된 BIS(Bus Information system, 버스 안내 시스템)과 연계한 제품이 이미 상용화되었다. 이용자가 비컨이 설치된 버스 정류장 구역 내에 들어오면, 버스 도착 정보를 개인 단말기와 보청기를 통해 음성으로 알려준다. 주변의 소음으로 BIS 소리를 들을 수 없는 환경에서도 정확한 정보를 들을 수 있고, 시각 정보를 보기 힘든 저시력자에게도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사진 14. 음성 정보를 개인 단말기에 전달해주는 비컨.

또 GPS를 이용해 시각장애인이 가까운 버스 정류장을 찾게 도와주고 AI 기술로 차량의 노선 번호를 식별하여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도 대학생들에 의해 개발, 배포되기도 했다.

이런 연구 결과가 충분히 검토되어 스마트 셸터의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으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적절한 기술의 활용은 이전에는 불가능했거나 큰 비용을 지출해야 했던 ‘공평한 사용’을 실현시켜 줄 수 있다.
서울시가 2025년까지 시내버스 운행 가능 노선 100% 도입을 목표로 전폭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교통 약자들에게 희망적인 소식이다. 하지만 그것이 곧 유니버설디자인에 도달했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유니버설디자인이란 모두가 공평하게 이용할 수 제품, 서비스, 환경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 키워드는 ‘공평’이다. 단순히 장애를 없애는 베리어프리(barrier-free)와 구별되는 지점이다.
저상버스가 확대되고 또, 새로운 교통수단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시점에서 교통 환경에 대한 유니버설디자인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사항이다. 저상버스가 전국으로 확대된다 한들, 교통약자의 버스 접근이 어렵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여전히 광역버스, 고속버스에 대한 숙제도 남아 있다. 이들 버스에 대해 휠체어 탑승을 해결하려는 시도-리프트 설치-는 있었으나, 결국 보급엔 실패하지 않았나.
버스는 교통수단 선택지 중 하나가 아니다. 철도-버스-개인 모빌리티로 위계를 가지고 발전하는 교통 체계에서 누구나 반드시 누려 마땅한 대중교통 수단이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데 필수 요소인 만큼 차별을 발생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이 차별을 줄이기 위해서는 약자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을 지속하고, 약자가 함께하는 일상을 당연시하며, 환경과 기술의 무조건적인 적용이 아닌 유니버설디자인의 측면에서 적용할 줄 아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2024.
03. 27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