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과 25일 양일간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유니버설디자인 환경이 당연해지는 교육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교사자율연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프로그램 내용은 초등학교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유니버설디자인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구성되었다. 유니버설디자인 교육 강의와 UD 교육 꾸러미 활용 워크숍, 서울새활용플라자 투어, 그리고 유니버설디자인의 의미를 확장하는 특강까지 알찬 프로그램이 열렸다. 교사 연수 프로그램에는 각 회차당 40명씩, 총 80명의 교사가 참여해 유니버설디자인 교육에 대한 열기를 느끼게 했다.
첫 번째 순서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유니버설디자인 교육’이라는 주제 아래 강의가 열렸다. 서울 당서초등학교 박미진 수석교사가 강연을 맡아 유니버설디자인 교육의 필요성과 실제 교육 과정의 적용 사례를 나눴다. 박미진 수석교사는 유니버설디자인의 개념과 7대 원칙, 교실과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유니버설디자인의 사례로 강의의 포문을 열었다.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창의적인 사람’과 ‘더불어 사는 사람’이라는 목표는 유니버설디자인의 교육과 맞닿아 있다. 박미진 수석교사는 그렇기 때문에 교사 각자의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유니버설디자인의 개념을 적용해 알리는 것이 더욱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유니버설디자인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UD 교육 꾸러미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UD 교육 꾸러미 자문에 참여한 6인의 교사(양동초 김시은 교사, 성북초 김옥진 교사, 해누리초 나두리 교사, 목운초 정의숙 수석교사, 공덕초 한승연 교사)가 각 조별로 자리해 교사들의 꾸러미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UD 교육 꾸러미에는 초등학생을 위한 UD 교재, 분야별 UD 사례 영상 자료, 21종의 UD 제품이 들어있다. 교사들은 UD 교재와 제품을 하나씩 살펴보며 실제 교육 과정에 적용할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UD 꾸러미 대여 및 반납 안내와 함께 프로그램이 종료되었다.
교사자율연수가 열린 장소인 새활용플라자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참여 교사들은 총 두 개 조로 나뉘어 도슨트와 함께 새활용 전시체험장, 소재은행 등 새활용플라자 공간 곳곳을 둘러보고, 입주기업과 기관 활동 등을 살폈다. 투어는 유니버설디자인과도 관련 있는 제로웨이스트와 지구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특히 아이들을 위한 각종 새활용 교육 프로그램과 각종 교구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도가 높았다.
이번 교사자율연수 프로그램에서는 강의와 투어뿐만 아니라 수어 아티스트 후지모토 사오리의 특강 ‘처음 만나는 공감과 소통의 힘'이 열렸다. 본격적인 특강에 앞서 사오리는 약 5분간의 감동적인 수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언어의 차이를 넘어 감정을 공유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퍼포먼스였다.
공연 후 바로 이어진 특강에서 수어 아티스트 사오리는 한국에서 보낸 학창 시절의 경험을 꺼내며, 외국인으로서 느꼈던 고민과 감정, 그리고 그것을 공감과 소통을 통해 극복해 낸 과정을 솔직히 나눴다. 이어 한국에서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좌절하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문화의 장벽을 넘어 함께 응원해 준 사람들과 그들의 배려와 이해를 통해 성장한 자신의 모습도 나눴다.
특강을 마무리하며, 사오리는 교사들에게 낯선 사회와 맞닥뜨리며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의 고민을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이어 사회 안에 있는 착취, 차별, 편견, 소외 등을 없애기 위해 교사들과 모두가 함께해줄 것을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유니버설디자인 개념을 중학생 때 처음학교에서 배웠어요. 수어를 배우고 알리는 일을 하면서는 유니버설디자인과 더욱더 친해졌고요. 저에게는 무척 익숙한 개념이지만, 생각보다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우리가 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모두가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해 충분히 교육을 받고, 이해하고, 더 많이 알리고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려’입니다. 외적인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유니버설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에 담긴 마음과 그걸 받아들이는 사회의 인식이라고 생각해요. 가고 싶은 곳에 못 가고, 하고 싶은 걸 못 하는 사람이 없도록 살피는 배려의 자세가 정말 필요합니다. 그런 문화가 사회 전반에 깔려있어야 해요.
수어 통역이나 수어 공연은 많이 알고 계실 텐데, ‘수어 아티스트’라는 카테고리는 좀 생소하실 것 같아요. 수어 아티스트는 따로 정의된 개념은 없고, 제가 이름 붙이고 만들어 가는 직업이에요. 농인과 청인이 함께 음악을 즐기고 힐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죠. 가사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보다는, 거기에 담긴 마음과 감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데 더 초점을 맞춰요. 통역보다는 수어 안무 창작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냥 아예 완전히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했거든요. 농인 선생님, 청인 선생님, 같이 수어를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하지만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일본인인 제가 일본 수화를 배웠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 같거든요. 일본 사람이 한국 수어를 배우고 알린다는 것 자체가 저는 큰 의미라고 생각해요. 제가 하는 일 자체만으로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믿어요. 그 믿음으로 여러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었어요.
공감이란 상대를 이해하고 알려고 노력하고,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라 생각해요. 머리로만 이해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해야 공감의 폭이 넓어질 수 있어요. 역지사지라고 할 수 있겠네요. 소통은 더욱더 적극적인 표현이라 생각해요. 제가 '골 때리는 그녀들'에 출연하게 된 이유도 그게 몸으로 더욱더 많은 사람과 소통할 기회라 생각했기 때문이거든요.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소통할 수 있어요. 몸으로 표현하는 수어 아티스트로서 제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죠. 그렇게 소통의 범위를 계속 넓혀가는 게 중요합니다.
이전까지는 커버 곡만 했었는데, 앞으로는 제 오리지널 곡을 만들어서 선보이고 싶어요. 한국뿐 아니라 일본, 그리고 해외까지 더 큰 무대에서 다양하게 활동하면서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아티스트로서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