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신중년 세대의 건강하고 독립적인 일상을 지원하는 방안이 절실해지고 있다. 갈수록 온라인 중심이 되어가는 세상 속에서 신중년 세대는 디지털 격차로 인한 사회적 소외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은퇴 후 고령으로 인한 신체 및 인지 기능 저하 등의 문제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디지털 세계를 따라잡기 더 어렵게 만든다. 그렇기에 이들의 사회 복귀와 안전한 일상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은 신중년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주요소가 된다. 특별히 유니버설디자인의 원칙에 따라 신중년을 위해 설계된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은 이들의 건강한 노년 생활을 영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니버설디자인 원칙을 고려해 신중년 세대의 디지털 포용성을 강화하고 삶의 질을 높인 교육 및 디자인 솔루션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호주와 영국의 사례를 통해 살펴 보고자 한다.
2023년 호주의 디지털 포용성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자국 내 디지털 네트워크에서 아예 배제되었다고 응답한 그룹이 호주 인구의 9.4%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75세 이상의 노년층 그룹은 높은 수준의 디지털 격차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고도로 소외된 30.3%의 사람들은 단순히 디지털 접근성에서 배제되는 수준을 넘어 개인정보 유출 및 온라인 사기 위험 등으로 인해 갈수록 인터넷 사용을 더 줄이게 된다고 밝혔다. 굿 띵스 파운데이션(Good Things Foundation)은 이러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사회적 포용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단체다. 2010년 영국에서 설립된 후 현재 영국과 호주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별히 호주의 굿 띵스 파운데이션 오스트레일리아(Good Things Foundation Australia)는 미래 지향적인 디지털 교육의 리더로서, 디지털 격차를 줄여 사회 구성원 중 누구도 온라인 세상으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돕는다. 50세 이상의 신중년, 지적 장애인, 이주민과 난민 여성, 만성 질환 환자와 같이 도움 절실한 이들을 위한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제공하며, 다른 산업 기관 및 정부 부처와 협력해 종합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 결과 굿 띵스 파운데이션 오스트레일리아(Good Things Australia)는 2017년 설립 이래 지역 사회 조직에 3,000만 달러가 넘는 보조금을 지급했으며 200만명 가량에게 디지털 기술 정보를 제공해 왔다
호주 정부와 굿 띵스 파운데이션(Good Things Foundation Australia)이 협력해 운영하는 비 커넥티드(Be Connected)는 노년층의 디지털 기술 접근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 프로젝트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신중년 세대가 컴퓨터, 스마트폰, 인터넷 사용법 등을 배우고 디지털 사회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수업을 위한 무료 온라인 학습 자료 외에도 기초적인 컴퓨터 조작법부터 온라인 안전 수칙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이용 시 마주하게 되는 주제들을 다뤄 실제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현재 비 커넥티드(Be Connected)는 지역 사회 기관과 협력하여 학습 센터를 운영 중인데, 센터에 방문한 신중년은 자유롭게 인터넷을 이용하며 필요한 도움을 개별적으로 요청해 지도받을 수 있다. 그 결과 비 커넥티드(Be Connected) 호주 전역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신중년의 디지털 문해력을 향상하는 데 기여했으며, 노년층의 삶의 질 향상과 함께 사회적 고립감을 줄이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안전한 온라인 활동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실행하는 데 크게 기여해 사회적 범죄를 예방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굿 띵스 파운데이션 오스트레일리아(Good Things Foundation Australia)는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오프라인 이벤트 겟 온라인 위크(Get Online Week) 캠페인을 매해 정기적으로 운영 중이다. 2023년에는 지방 자치단체와 민간단체가 겟 온라인 위크(Get Online Week)를 통해 1,300회 이상의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었는데, 지역 사회 단체에서 이벤트를 주최하면 굿 띵스 파운데이션 오스트레일리아(Good Things Foundation Australia)에서는 교육 자료를 포함해 온라인 자료, 웨비나, 마케팅 자료 등을 모두 지원한다. 그 결과 작년 한 해 동안 약 23,000명의 참석자가 이 캠페인을 통한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겟 온라인 위크(Get Online Week)의 대략적인 교육 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활동들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습득하여 온라인 사용에 대한 자신감을 키운다. 둘째,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앱을 다운받거나 유튜브 사용, 소셜미디어 계정 사용, 핀터레스트 및 팟캐스트 사용 방법을 배운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일어날 수 있는 스캠에 대해 배우며 어떤 종류의 범죄들을 피할 수 있는지 알아간다.
이 캠페인은 신중년의 디지털 문해력 향상뿐 아니라 기기 사용 미숙으로 인한 온라인에서의 단절을 경험했던 이들에게 공동체 의식과 소속감을 부여한다. 올해는 지난 10월 14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개최되었는데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았으며 지역 사회에서 오프라인 이벤트를 주최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1,000달러 보조금도 지원했다. 지급된 보조금은 행사 홍보, 학습 도구 구매, 케이터링, 장소 임대, 직원 및 자원봉사자 후원을 위해 사용 가능하다.
영국의 에이지 유케이(Age UK)는 의료 지원, 재정 자문,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 프로그램 등 노년층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자선단체다. 신중년의 건강하고 독립적인 생활을 지원하는 단체이니만큼 에이지 유케이(Age UK) 역시 노년층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온라인 식료품 쇼핑에서부터 가족과의 연락 유지까지 노년층의 일상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교육 내용을 온라인 튜토리얼을 통해 무료로 배포할 뿐 아니라 영국 전역에 위치한 120개 이상의 에이지 유케이(Age UK) 센터에서 컴퓨터 트레이닝 코스 또한 제공한다. 센터에서는 신중년의 IT 교육 이외에도 운동 수업, 치매 지원, 사회 활동 역시 지원한다. 그 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과 유니버설디자인을 결합한 ‘텔레헬스(Telehealth)’, ‘텔레케어(Telecare)’와 같은 원격 의료 기술도 제공한다. 이처럼 신중년의 신체적 어려움을 고려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 이들의 건강하고 독립적인 일상 생활의 영위가 지속될 수 있도록 돕고 더 나아가 사회 참여까지 이끌어 내고자 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고령자의 건강을 위한 기술적 지원은 신중년의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중 원격 의료 기술인 텔레헬스(Telehealth)와 텔레케어(Telecare)는 고령자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긴급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도구로 자주 사용된다. 현재 이 기술은 에이지 유케이(Age UK)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채택 중인데 모두를 위한 평등과 사용자의 상황을 다각적으로 고려한 유니버설디자인의 주요 원칙과 잘 맞물린다. 에이지 유케이(Age UK)에서 제공하는 주요 의료 서비스는 다음과 같다.
사용자의 상황에 맞춰 사용 방식을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된 텔레헬스(Telehealth)는 고령의 환자들이 병원 방문 없이도 자신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혈압, 심박수, 혈당 등을 원격으로 측정하여 병원에 데이터를 전송함으로써 만성 질환 환자들이 자주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도시 외곽이나 섬에 거주해 병원 왕래가 어려운 고령의 환자들이 위치로 인한 제약에 얽매이지 않고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 결과 환자와 의료진 간의 소통이 더욱더 더 원활해지며 의료진이 위험 징후를 빠르게 감지해 신속하게 조처할 수 있다. 고혈압 환자가 집에서 혈압을 측정하면 그 결과가 자동으로 담당 의사에게 전송되는 식이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는 손목시계처럼 생긴 기기에 저혈당 알람을 설정해 혈당 조절로 인한 사고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환자가 밤에 착용하고 잠들면 혈당이 떨어졌을 때 자동으로 경고한다. 이처럼 텔레헬스는 장소나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고령 환자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게 사용 방식을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의료 서비스 차별을 줄인다는 평을 얻고 있다.
텔레케어(Telecare) 기술은 중년층과 노년층이 긴급 상황에서 즉각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고령의 사용자가 기기 조작 미숙 및 신체적 어려움으로 인해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단순하고 직관적인 시스템을 차용했다. 현재 에이지 유케이(Age UK)가 제공 중인 개인 경보기는 펜던트와 팔찌 형태이며 비상 상황에서 사용자가 버튼 하나만 누르면 가족이나 의료진과 바로 소통할 수 있다. 또한 이 개인용 경보기는 고령자가 집에서 넘어졌을 때 즉시 알림을 전송해 의료진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경보기 자체에 GPS 기능이 탑재되어 사용자 위치를 추적할 수 있어 응급 상황 시 신속한 구조가 가능하다. 불필요한 절차 없이 버튼 하나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 위급 상황 시 직관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텔레케어에는 비상경보 외에도 일상에 유용한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정된 위치에 서면 자동으로 저장된 음성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기능이다. 집을 나서려고 문 앞에 서는 순간, 열쇠를 챙겨야 한다는 알림이 들려온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는 혹시 잊고 두고 갈 수 있는 물건까지 챙겨 출발할 수 있다. 텔레케어 센서의 또 다른 기기인 침대 옆에 설치하는 모션 센서는 사용자가 밤중에 침대에서 일어난 뒤 일정 시간 내에 돌아오지 않으면 가족이나 간병인에게 알람을 보낸다. 한밤중에 넘어지거나 쓰러질 때를 대비한 것이다.
이처럼 텔레헬스, 텔레케어 서비스는 사용자 중심의 직관적인 디자인을 돌입해 주 사용자인 노년층이 환경의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의료진과 가족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여러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텔레케어 기기는 영국 각 지방단체에서 제공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사용료를 지불하거나 기관이 진행하는 재정평가 후 자격 여부를 확인해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다.
호주 정부의 비 커넥티드(Be Connected)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굿 띵스 파운데이션 오스트리아(Good Things Foundation Australia)와 영국의 에이지 유케이(Age UK)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온라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자칫 소외될 수 있는 노년층에게 사회적, 경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고 그들이 독립적으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 바탕이 되어주고 있다. 이들이 해온 것처럼 첨단 기술과 유니버설디자인을 활용해 신중년 세대의 디지털 포용성을 강화하고 지원하는 노력이 지속된다면, 노년층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위한 단단한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은퇴 후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는 이들을 위한 디지털 교육과 커뮤니티 참여는 사회 복귀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용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된다. 신중년 세대가 이와 같은 디지털 문해력 증진 서비스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다시 사회의 중심에 서게 될 때, 우리는 이전보다 더 끈끈한 모습으로 연결되어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