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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디자인 ‘옷’ 입은 공공공간, 어떻게 변했나?

서울시는 지난 2015년부터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 공간’에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하는 ‘공공 공간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성별, 장애 등에 상관없이 다양한 시민들로 구성된 시민 체험단이 공공 공간의 문제점을 제시하면, 의견을 바탕으로 공공시설의 문제점을 유니버설디자인으로 적용해 새로운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사업이다.
문제점을 발굴하고 이를 개선 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함께 각 공간과 주민의 특성을 조사·분석한다. 이후 사업 과정에 있어 실제 사용자인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본래의 취지를 최대한 살렸다.
2015년 종로구 탑골공원 일대 락희거리 조성을 시작으로, 성동구 보건소 내·외부 공간 조성, 금천구 G밸리 가산디지털단지역 일대 공공 공간 조성, 종로구 충신윗마을 일대 공공 공간 조성, 강서구 화곡중앙시장 일대 공공 공간 등을 조성했다. 이에 직접 현장에서 유니버설디자인이 적용된 지역을 찾았는데, ‘안전’을 중심으로 종로구 충신윗마을과 화곡중앙시장을 방문했다.
(사진 1. 화곡중앙시장 전경.)
충신윗성곽마을

충신동 동대문역과 혜화역 일대 한양도성길에 조성된 마을로, 과거부터 높은 언덕과 비탈길이 많아 자연스럽게 보행 안전이 열악했던 곳이다. 이는 구릉지 주거 지역인 충신동의 지리적 요인인데, 구릉지 중턱을 기준으로 아랫마을보다 윗마을이 상당히 열악했다.

(사진 2. 충신윗성곽마을에서 내려다본 풍경. 경사도가 아찔하다.)

윗마을은 ‘낙산’이라는 산을 깎아 주택을 만들었기 때문에 급한 경사로가 많고, 이에 많은 계단을 놓을 수밖에 없었던 곳이다. 따라서 보행 중 ‘낙상’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상대적으로 노년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 만큼, 노년층의 낙상 사고가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빈번했다. 윗마을의 골목길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오래 거주한 주민이라도 길을 잃어버리는 등 이동의 어려움이 컸다.

(사진 3. 충신윗성곽마을 계단.)

충신윗성곽마을은 서울시의 ‘관리형 주거개선 사업’과 유니버설디자인이 만나 180도 변할 수 있었다. 먼저 계단을 새롭게 정비했다. 눈 오거나 비가 올 때 낙상 사고를 예방하고자 미끄럼 방지 패드를 시공했고, 물결 형태의 안전 손잡이는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내려올 수 있도록 배려했다.

(사진 4. 물결 형태의 안전 손잡이의 계단.)

또한 각 계단에는 총 몇 개의 계단이 있는지 설명을 게시했고, 계단 옆 유휴 부지를 활용해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소화기를 설치했다. 소화기에는 소화기 사용법도 그림과 함께 친절한 설명이 적혀 있어 화재 시 신속하게 초기 진압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진 5.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설치된 소화기.)

복잡한 골목길 정보는 계단에 있는 ‘안내 지도’를 활용했다. 계단에는 안내 지도가 있어 골목길이 막혀 있는지, 어디로 연결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충신윗성곽마을에 적용된 유니버설디자인은 ‘안전’ 측면에서 누구나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했다.

화곡중앙시장

화곡중앙시장은 강서구 화곡동에 조성된 골목형 시장이다. 화곡중앙시장은 골목길 양옆에 일자(一)형으로 상점이 조성됐다. 또한 인근 마을로 접근하는 진입로 역할을 하지만, 보행로를 침범하는 매대와 적재물이 있었고, 무질서한 간판으로 비상시설, 소화기 등을 찾기 어려웠다.
이에 서울시는 ‘전통시장 연계형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시장길 내부를 개선했다. 먼저 보행 안전시설을 설치했다. 매대와 상인들이 판매하는 적재물이 보행로를 침범하지 않도록 했다. 가장 중요한 보행권을 보장한 셈이다.

(사진 6. 안내 사인을 재정비했다.)

둘째, 안내 사인을 재정비해 주민이 주요 시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 화곡중앙시장 전 구간에 설치된 아케이드 아래 위치를 안내해주는 시설물을 골목마다 설치해 시장에서도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셋째, 쉽게 찾을 수 없었던 소화기 등 비상 시설은 눈에 확 띄도록 디자인했다. 역시 사진에서 보듯이 빨간색 큐브 모양의 시설물을 설치했고, 소화기와 비상벨 픽토그램을 통해 어린이도 쉽게 소화기를 찾을 수 있다.

(사진 7. 시장 곳곳에 비치된 소화기.)
(사진 8. 비상벨과 소화기 픽토그램으로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유니버설디자인이 적용된 두 곳은 유니버설디자인이라는 옷을 입은 후 상당히 안전해졌다. 충신윗성곽마을은 보행권 측면에서 다양한 시설물 확충을 통해, 화곡중앙시장은 생활 측면에서 소화기 위치 안내 등 명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이전보다 개선되었다.
유니버설디자인은 안전과도 깊게 연관된다. 경기도 안양시는 안양역 인근 보행로에 보도 포장을 완료해 유모차와 휠체어도 장애물 없이 오갈 수 있게 했고, 지하철역 출구에서 버스 승강장까지의 거리에 눈과 비를 막을 수 있는 캐노피를 설치해 편의성을 더했다.
또한, 올해부터 전국으로 확대된 어린이보호구역 내 ‘노란색 횡단보도’ 역시 어린이들의 통학로 안전을 생각한 유니버설디자인 사례 중 하나다. 유니버설디자인이 적용된 곳들은 더 안전해지고 있다. 앞으로도 안전한 생활을 위해, 더 많은 공공 공간이 유니버설디자인이라는 옷을 입기를 바란다.

조수연 UD기자단

세상을 바꾸는 유니버설디자인, 세상을 바꾸는 노력에 함께하고 싶습니다.
2024.
03. 27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