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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세미나X콘텐츠] 콘텐츠로 확장하는, 무한한 가능성에는 차별이 없다

11월 19일 오후 3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3층 디자인랩 3층 디자인홀에서 '콘텐츠로 확장하는, 무한한 가능성에는 차별이 없다'를 주제로 올해의 마지막 UD 세미나가 열렸다. 사단법인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김수정 대표와 주식회사 엔비전스의 송영희 대표가 연사로 나서 장벽 없이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확장된 콘텐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배리어프리 단편 영화를 직접 보고 배리어프리 영화와 그 가능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시간에 이어, 능동적 참여형 체험 전시 '어둠속의대화'를 통한 콘텐츠의 다양성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를 들어볼 기회의 장이 열렸다. 행사에는 유니버설디자인에 관심 있는 일반 시민을 포함, 전시 및 문화예술기획자들 약 60명이 함께했다.

Session 1. 영상과 소리의 장벽을 넘어서 - (사)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김수정 대표

첫 번째 연사로는 사단법인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의 김수정 대표가 나섰다. 강연에 앞서, 배리어프리 영화 '볼링블링'의 상영이 있었다. '볼링블링'은 시각장애가 있는 희준이 볼링장 직원 보라와 함께 볼링 게임을 하게 되며 벌어지는 알콩달콩한 로맨스 단편 영화다. 화면을 설명해 주는 음성 해설과 화자 및 대사, 음악, 소리 정보 등을 알려주는 배리어프리 자막이 들어가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참여자들은 약 10분간 배리어프리 영화를 함께 감상한 후, 김수정 대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볼링블링'의 제작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 김수정 대표는 배리어프리 영화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있는 이 자리에서 작품을 소개하게 된 감회를 전했다.

(사)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는 2012년에 설립되어 배리어프리영화의 제작, 상영, 배급에 기여하고있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시청각장애인, 노인,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사람들이 영화를 즐길 기회를 만드는 동시에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리어프리(barrier-free)라는 개념이 상대적으로 낯설었던 2011년 배리어프리영화제 심포지엄을 연 것이 그 시작이었다. 2024년 제14회 배리어프리영화제를 개최하기까지 다양한 배리어프리영화의 제작과 확산에 공을 들였다. 지금도 배리어프리 콘텐츠 개발과 제작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장을 펼쳐가고 있다.

김수정 대표는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이 기존 영화의 제작 과정과 다른 점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소개했다. 과정이 전문적인 만큼, 배리어프리 영화에는 전담 제작팀이 참여한다. 외국영화의 경우 음성 해설 녹음 전 한국어 더빙이 추가되며, 국내외 영화 모두 사운드 믹싱 후 배리어프리 자막이 마지막으로 들어간다. 모든 과정에서 모니터링 요원들의 점검을 받으며 전달이 잘 될 수 있는지 확인한다. 제작 시간이 더 길고 예산도 많이 들어가지만, 그로 인해 영화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아지기에 그 가치가 있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2011년부터 2023년 12월 기준 한국 영화 66편, 외국 영화 47편, 총 113편이 제작되었다. 김수정 대표는 앞으로 더욱더 다양한 배리어프리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라며,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했다.

Session 2. 어떤 빛보다 따뜻한 어둠과 동행하기 - (주)엔비전스 송영희 대표

두번째 연사로는 주식회사 엔비전스의 송영희 대표가 나섰다. 엔비전스는 '어둠속의대화'의 한국 상설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어둠속의대화'는 시각장애인인 로드마스터와 100분간 시각 이외의 청각, 후각, 촉각, 미각으로 체험하는 신선한 능동적 참여형 체험 전시로, 1988년 독일에서 시작된 이후 35년간 전 세계 161여개 지역에서 1,200만명 이상이 참여한 국제적인 전시 프로젝트다. 가장 큰 특징은 장애인들도 전시 운영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북촌과 동탄에 전시장이 있으며, 안내견 시설, 화면을 읽어주는 스크린 리더, 화면 확대 프로그램, 전자 시계 등 각종 보조공학기기가 비치되어있다.

송영희 대표는 자신이 AI를 이용해 직접 만든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였다. 장이 넘어갈 때마다 소리가 나고, 제목을 읽어주는 효과가 발동한다. 송영희 대표는 시각장애인도 최신 기술을 이용해 이 정도까지 혼자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송영희 대표는 '어둠속의대화'의 기획 과정과 전세계 전시장을 소개하며, 콘텐츠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서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 것에 큰 의의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로운 시도들은 현재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청각을 차단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체험형 전시, 노인들이 경험하는 신체적인 변화를 함께 느껴볼 수 있는 전시 등 다양한 형태의 참여형 콘텐츠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이어 '어둠속의대화'에서 진행하는 짧은 워크숍이 소개되었다. 바둑돌의 흰돌과 검은돌을 보지 않고 만져서 구분하기, 소리만 듣고 탄산 음료와 물의 온도 구분하기 등 누군가에게는 전혀 필요하지 않는 것, 또는 차이가 없어 보이는 정보가 누군가에게는 정말로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작은 워크숍이었다. 송영희 대표는 장애는 개인이 느끼는 불편이 아닌, 사회에서 살아가며 불편한 점이 생기는 것이며, 그것은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질적으로 사회를 바꾸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역설하며, 토크 프로그램이 종료되었다.

라운드테이블. 세미나 참가자들과 발제자가 함께하는 질의응답

이어 토크 프로그램이 모두 종료된 후, 참가자들과 발제자가 함께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사)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김수정 대표, (주)엔비전스 송영희 대표는 참가자들의 진지한 질문을 듣고 답했다. 부족한 예산 내에서 최소한의 장치로 배리어프리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 등 현실적인 문제부터 앞으로 남은 배리어프리 영화의 숙제, 다양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더욱더 풍부하게 다양하게 콘텐츠를 즐길 방법에 대한 고민,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사회적 움직임의 필요성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그렇게 짧은 시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마지막 UD 세미나가 마무리되었다.

[인터뷰] (사)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김수정 대표
내가 생각하는 '유니버설디자인'이란?

유니버설디자인은 ‘모두의 안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니버설디자인은 누군가의 불편함을 없애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편안하고 안정된 삶과 직결되어 있죠.

‘배리어프리 영화’란 어떤 영화인지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배리어프리 영화는 기존 영화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시청각장애인들을 포함, 다양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화면을 설명해 주는 음성 해설, 화자 및 대사, 음악, 소리 정보 등을 알려주는 배리어프리 자막이 제공됩니다.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가 현재 하는 일을 소개해 주세요. 앞으로의 목표와 도전 과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는 배리어프리 영화제, 제작, 상영회, 교육 등 배리어프리 영화와 관련된 거의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도 아주 많아요. 내년에 좀 더 많은 배리어프리 영화를 극장에서 보실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배리어프리 영화를 제작하는 데 더 많은 장애인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요. 연극이나 공연 쪽으로도 분야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엔비전스 송영희 대표
내가 생각하는 '유니버설디자인'이란?

유니버설디자인은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의미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재의 약속, 미래의 약속, 이렇게 두 가지의 약속이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에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하는 표준화된, 약속된 기준으로서 유니버설디자인이 현재의 약속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하지만 이렇게 한 번 정해진 것이 완벽할 순 없죠. 그래서 계속 달라져야 하고, 요구에 맞춰 유연하게 변해야 합니다. 그 과정을 해나가겠다는 그런 약속, 그것이 미래의 약속으로서 유니버설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둠속의대화> 전시를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어둠속의대화'는 1988년 독일에서 시작된, 굉장히 독특한 컨셉의 전시입니다. 완전한 어둠 속에서 안내자를 따라 100분 동안 시각 중심적으로 살아온 일상을 내려놓고 다른 감각과 상상력으로 일상을 다시 체험해 볼 수 있는 이색적인 전시죠. 말로 설명될 수 없는, 직접 참여해서 느껴야 그 의미를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전시입니다. 꼭 한번 참여해 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엔비전스가 하는 일을 소개해 주세요. 미래에 구상하고 있는 또 다른 사업이나 도전 과제가 있으신가요?

엔비전스는 정보 접근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국제 기준도 있고, 국내 가이드라인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웹이나 앱 개발이 그 기준에 맞춰 제작되지는 않아요. 엔비전스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이미 제작된 경우라도 수정을 통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개인적인 디바이스를 넘어 키오스크 등 더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IT 계열 외에도 일상의 더 다양한 도구에서 컨설팅을 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고요. '어둠속의대화' 외에도 다른 참여형 전시를 기획하고 선보이는 것이 도전 과제입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