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은 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를 나와 도보로 2분 남짓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휠체어를 이용할 경우, 경복궁역 4번 출구와 5번 출구 사이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목적지까지 약 5분 정도 소요된다. 더불어 저상 버스나 청와대 자율주행버스를 이용해 경복궁역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이동할 수 있다. 시간대는 버스정류장이 위치에 따라 2~7분가량 걸린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건물 양옆으로 경사로와 엘리베이터가 마련돼 있다.
경사로에는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고, 경사로 바닥 자체가 고른 편은 아니지만, 비교적 완만하기에 휠체어 이용이 용이한 편이지만 급출발, 급제동, 급가속을 피하고 감속하여 운행하는 게 좋다.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수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된다. 입장료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문화를 접할 기회가 적은 문화 취약 계층 등이 부담 없이 누릴 수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관람 정보 외 음성 안내기, 유모차, 휠체어 등 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상세한 안내와 이용 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전시실 앞에서 4개 국어(한·영·일·중)로 된 브로슈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사회적 약자, 교통 약자, 외국인 등 문화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어온 이들이 사전에 동선이나 방문 장소 등 계획을 주체적으로 세울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건물은 총 3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출입구는 2층으로 이어져 있으며, 1층과 지하 1층을 순서대로 둘러보도록 동선이 설계돼 있다. 층마다 엘리베이터와 점자 안내문, 손잡이가 설치된 계단이 마련돼 있다. 층마다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으며, 수유실은 1층 ‘기획전시실Ⅳ’ 옆에 위치해 있다.
박물관에 입장해 처음으로 마주하는 곳은 2층 로비다. 다양한 언어를 써 붙인 접수대에 모여 있는 들뜬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띈다. 국적과 인종, 종교, 나이는 문제 될 것이 없다. 접수대 근처에 위치한 안내실에서 유아나 노약자, 장애인은 이동에 큰 도움이 되는 유아차나 휠체어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또한 4개 국어(한·영·일·중)로 제공되는 전시해설 음성 안내기와 미션을 해결하며 즐길 수 있는 어린이 맞춤형 전시해설 음성 안내기가 제공된다. 대여료는 일반 성인 1,000원, 어린이 3,000원으로 크게 부담되지 않는 가격이다. 청각 장애인용 수어 해설 영상 기기는 신분증만 있으면 무료로 대여 가능하다.
박물관 곳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을 각자의 방식으로 즐겼으면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디지털문화유산나눔방과 이동형 실감체험관에는 디지털 문화유산 콘텐츠를 촉각과 음성으로 체험하는 기기가 설치돼 있다. 입체적 관람을 가능케 하는 촉각 디스플레이를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만 250여 개가 넘는다. 공감각적 콘텐츠인 만큼, 모든 사람에게 새로운 자극을 선사한다. 로비와 전시장 1층, 지하 1층에는 키가 작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로봇이 있다. AI로봇은 전시장 내에 있는 전광판과 연동해 전시 유물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관련 만화와 게임 등을 제공한다. 체험하는 이들은 로봇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특색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음성 안내기와 함께 어둑한 전시실 안으로 들어섰다. 내부 공간이 널찍하고 동선에 경사로나 방해물이 없어 휠체어나 유모차가 다니기에 무리가 없다. 전시 관람에 큰 도움을 준 안내기는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작품이 있을 때 번호를 누르면 음성 해설을 들을 수 있고, 음성을 듣기 힘들 땐 글자로 알려주었다.
2층에는 조선 왕조의 상징물과 기록물 위주로 전시된 ‘조선의 국왕’과 5대 궁궐의 역사, 왕실 가족들의 생활을 감상할 수 있는 ‘조선의 궁궐’, ‘왕실의 생활’이 자리하고 있다. TV에서 보던 멋들어진 장식함부터 노리개, 왕과 왕비의 의복 등 유물을 보고 있으면 단아한 화려함에 절로 감탄하게 된다.
1층으로 내려가자 순종과 황후가 타던 어차가 눈에 띈다. 이 자동차는 전 세계적으로 몇 대 남지 않는 희귀한 문화재다. 그 옆에는 조선이 근대 국가로 변화한 모습을 둘러볼 수 있는 ‘대한제국’실이 마련돼 있는데, 독립 국가로서의 변혁이 아닌 식민 통치기에 맞이한 변화의 한계와 광포했던 우리 역사의 어두운 시기를 다시금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마지막 장소인 지하 1층 전실에서는 조선 왕실의 예술을 엿보는 ‘궁중 서화’와 의례를 감상할 수 있는 ‘왕실 의례’, 조선의 과학기술을 알아볼 수 있는 ‘과학 문화’가 있다. 다채로운 왕실 유물을 둘러보며 우리나라의 과거를 톺아보고 그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 모든 여정을 쉬지 않고 완주하기엔 길거나 피로하다고 느낄 수 있다. 1층 어차실 옆과 지하 1층 중앙홀, 카페 등 휴식 공간이 적재적소에 마련돼 있으니 각자의 속도와 취향에 맞추어 쉬어갈 것을 추천한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도서를 열람하고, AR과 VR로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디지털문화유산나눔방에서의 휴식을 권장한다.
모두를 위한 공간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국립고궁박물관.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의 확대로 아이부터 어르신, 비장애인부터 장애인, 내국인부터 외국인의 구분 없이, 더 많은 이가 우리나라의 문화를 마음껏 향유하는 그날이 오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