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살림을 걷다 보면 어린이와 양육자가 함께 산책을 하고 책을 보고 식물을 구경하는 모습을 자주 마주할 수 있다. 스페이스 살림은 여성 가족 복합 시설로서 어린이와 양육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편리한 시설과 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스페이스 살림에 방문하는 양육자는 어린이 동반 공유 사무실, 양육자 휴식 공간, 어린이 실내 놀이공간, 아기 쉼터, 수유실 공간을 기반으로 일과 돌봄의 조화를 이루는 일상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시민들이 음식 기반의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푸드 스튜디오를 운영함으로써 시민의 여가와 교류를 지원하고 있다. 어린이와 양육자, 다양한 시민들이 한곳에서 만나 서로 교류하는 것은 다양한 시민의 사회 참여를 증진하도록 돕는 유니버설디자인의 한 과정이다.
지하철을 타고 대방역에 내려 지하철 연결통로를 따라 걸으면 스페이스 살림의 지하 1층 출입구가 보인다. 출입구의 왼쪽, 오른쪽에는 대방역 2번 출구와 3번 출구가 나란히 있어 에스컬레이터 혹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곧바로 지상 1층으로 이동할 수 있다. 지상 1층으로 올라가 스페이스 살림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부를 걸어보면 스페이스 살림의 독특한 점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스페이스 살림으로 통하는 길은 보행 장애물과 단차가 없고 폭이 굉장히 넓다. 또한 얕은 경사로와 건물의 삼면에 출입구가 있어 스페이스 살림에서 외부 공간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스페이스 살림 1층의 얕은 경사, 넓은 보행로, 어디로든 이어지는 길목을 따라 걸으면 마을의 골목길을 산책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스페이스 살림의 이러한 공간 설계를 통해 보폭이 좁은 어린이, 휠체어 사용자, 시각 장애인, 노인은 더욱 안전한 보행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
스페이스 살림 3층에 위치한 옥상정원에 올라가 뻥 뚫린 건물의 중앙부를 내려다보면 하나의 작은 마을을 한눈에 바라보는 듯하다. 스페이스 살림은 각 층의 공간, 공간 사이의 연결 동선이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지도를 보지 않아도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스스로 쉽게 인지해 이동할 수 있다.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3층 옥상정원부터 지하 2층까지 한 층씩 내려가며 원하는 공간을 직접 바라보고 이동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유니버설디자인 관점의 공간은 단순히 방문객이 원하는 장소에 도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목적에 그치지 않는다. 어떠한 방문객이든 타인의 도움을 받거나 질문할 필요 없이 공간을 직관적으로 쉽게 인지해 스스로 이동할 수 있음을 목표로 한다.
스페이스 살림의 안내판에는 조금은 낯선 화장실 그림문자(픽토그램)가 있다. 바로 한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품고 있는 듯한 모양의 ‘동반 화장실’ 그림문자다. 동반 화장실은 키가 작은 어린이와 함께하는 양육자, 활동 보조인의 도움으로 화장실을 같이 사용해야 하는 장애인, 몸이 불편한 노부모를 모시고 이동하는 가족 등 성별이 다른 동반자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다. 대개 어린이 동반 화장실은 여자 화장실에만 있고, 장애인 화장실은 활동 보조인의 성별이 다른 경우 함께 사용할 수 없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동반 화장실은 성별 구분 없이 동반자가 함께 사용할 수 있고 유아 동반 화장실, 장애인 화장실보다도 더 넓은 공간에 유아용 변기와 장애인 변기, 미끄럼 방지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동반자의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 노인, 어린이가 동반자와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